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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가볍고도 무거운 고전

by 윤산대방어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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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한 이유

여덟단어를 읽고 박웅현작가님이 이 책이 고전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문구를 남기셔서 한번 읽어본 책이다. 

제목부터 참 난해했다. 내용은 그 시대의 연애소설 같기도 하고, 무거운 뜻을 담고 있는 소설 같기도 하다. 제목과는 다르게.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은 항상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했던 적이 많아서, 이 책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훅훅 읽어가려고 노력했다. 근데 생각보다 내용은 후루룩 쉽게 읽혀졌다. 

 

인상깊은 구절

다른 내용들 보다 5부(가벼움과 무거움)에서 인상깊은 구절이 많았다. 

 

그는 이 말이 이해되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해졌다. 예기치못한 돌연한 도취감이 느껴졌다. 아내에게 그녀와 아들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고 선언했던 그날 느꼈던 것과 똑같은 검은 도취감. 의사직업을 영원히 포기하겠다고 쓴 편지를 우체통에 던져넣었던 그날 느꼈던 것과 똑같은 검은 도취감.
그가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으나 그가 원하는 바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미안합니다.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Einmal ist Keinmal

기록해 놓은 문구를 다시보니 모두 선택에 관한 구절이었다. 어렸을 때 부터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일까라는 고민을 많이하고 무엇을 결정하기 전 신중한 성격이라 그런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선택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 신선한 감정을 느꼈다. 과연 가볍기만 한 것일까, 그 가벼운 결정 때문에 무거운 결과가 나타나는건 아닐까.

내가 옳은 결정을 했는지는 결국 알 수 없으며, 내가 원하는 바대로 행동한 결과라는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 

 

고전 치고는 재미있었다. 책내용은 연애소설같은데 결국 뜯어보면 철학적인 내용이었다. 검색해보니 니체의 영원회귀설이 자주 인용된다. Einmal ist Keinmal. Es muss sein. (그럴 수 밖에 없다.) 와 같은 문구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더 어렵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니체고전도 읽어보고 싶은데 용기가 나질 않는다. 언젠간 고전에도 흥미를 느낄 수 있겠지.

 

적용할 것: 도저히 뭐가 옳은지 결정내릴 수 없을 때, 이 책의 구절을 떠올려보기.

 

밀란 쿤데라 별세

이 책을 읽고 6개월 뒤 작가 밀란 쿤데라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책을 읽을 당시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장수하시네, 했는데 이런 소식이 들려 놀랐다. 이 책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책인지 문외한인 나로써는 알 수 없지만, 이 작가는 몰라도 책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책을 드디어 완독한 것에 의의를 두었다. 검색해보니 작가도 카프카상, 유러피안문학상 등 여러 상을 받았고, 노벨상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었다. 결국 받지못하고 별세했지만. 나의 독해력이 성장하면 언젠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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