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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육아인 시점의 금쪽같은 내새끼 현실리뷰

by 윤산대방어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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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새끼를 아기가 생기기전부터 배우자와 즐겨봤었다. 금쪽이 뿐만 아니라 금쪽상담소, 오은영레포트, 그냥 오은영 박사님 나오는거면 다 봤는데, 그 중에서도 금쪽같은 내새끼는 아 저러면 안되지, 하며 훈수를 둬가며 열렬한 대화를 했었다. 

금쪽같은 내새끼

 

금쪽같은 내새끼를 안보게 된 이유

근데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부터는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지 않았다. 임신했을 때 까지만해도 열심히 봤는데, 실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금쪽같은 내새끼는 멀리하게 되었다. 그냥 아이 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우리 아이가 금쪽이랑 비슷할 까봐? 안그래도 육아스트레슨데 육아하는 TV까지 보기 싫어서? 

 

이유는 복합적으로 모두다다. 

먼저 우는소리 듣기 싫어서. 우리 아이는 신생아때부터 타고난 목청으로 엄청 크게 우는 아기였기 때문에, 소리와 우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그런데 우연히 금쪽같은 내새끼를 틀었는데, 더 큰 애가 소리를 바락바락지르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 아이가 크면 클수록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당장 채널을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소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아기가 자고있는 쉬는시간에 까지 누가 우는 소리를 듣기는 끔찍히 싫었다. 

 

우리 아이가 금쪽이처럼 될까봐 무서워서. 요즘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게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 낳으면 금쪽이 낳을까봐 무서워서, 경제력도 없는데 왜 아이를 낳냐고 하는 주변의 비난이 두려워서. 그런데 세상엔 다양한 아이들이 많고 금쪽이는 일부 특별한 경우일 뿐인데, 우리가 보는건 금쪽이 뿐이다. 아이를 낳으면 저렇게 되겠구나. 두려운게 당연하다. 

 

육아를 하는 중에 쉴때까지 육아프로그램을 보기 싫다. 이것도 큰 이유였다. 나는 육아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달려들었는데, 현실은 너무 힘들었다. 도저히 나와는 맞지 않는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육아라는 행위가 나의 성향과 너무나 안맞았다. 특히 예상할 수 없는 점. 계획과 하나도 맞지 않는 점.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쉴때까지 육아프로그램을 보면 미칠 것 같았다. 

 

최근에 다시 시청하며 새로 알게된 점

그런데 최근에 다시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게되었다. 이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사회성이 늘면서, 내가 하는 육아가 괜찮은 걸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육아 관련 서적이나 방송을 보게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보니, 내가 출산전에 느꼈던 생각과 지금 시청하면서 드는 생각은 사뭇 다르다. 

육아후 금쪽같은 내새끼

 

일단 부모들이 이해가 된다. 예전에는 이러면 안되지, 저러면 안되지, 왜저래, 이런 생각만 들었는데, 이제는 화면에 나오는 부모의 행동이 너무 이해가 된다. 아이에게 화를 내게되고, 무관심하게 되고, 지쳐있고, 이런 모습들이 옳다는게 아니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나도 저랬는데, 하며 자신의 육아습관을 돌아보게 하고 육아습관을 고치는데에 도움을 준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하기 힘들었다. 저사람은 감정제어도 안되면서 부모될 준비도 안된 것 같다, 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의 자신이 부끄러웠다. 내가 실제로 육아해보니 나는 더 심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영역에서 무참히 패배하고, 무기력해졌다. 

 

금쪽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점. 예전에도 애가 무슨 죄가 있냐, 생각만 했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근데 신생아때부터 키우다보니 아이는 백지상태에서 부모의 행동을 거울처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물론 아이의 기질이 있지만, 그 아이가 금쪽이가 된 것에는 아이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 나도 계속 저렇게 하면 우리 아이가 금쪽이가 될 수도 있겠구나,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계속 육아습관을 고치려고 한다. 물론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법에 100% 동의하지 않는다. 다른 육아서적과 박사님들의 의견을 참고하면서 육아에 대한 균형된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이건 아기가 신생아일 때부터 노력해왔던 거라, 나의 훈육관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제 복직을 한달 남겨두고 많은 생각이 든다. 나의 육아는 이게 최선이었을까? 나는 최선이었다.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다시 돌아가도 이보다 더 잘하기는 힘들 것 같다. 만약 내가 힘들었던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했을 것 같다. 아무리 혼자 키워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게 아닌데, 왜 그때는 혼자라고 생각했나 모르겠다. 힘든시기가 조금 지나고 보니 세상에는 나와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도 많았고,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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